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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정담

[2018.06] 음악, 노래, 춤이 어우러진 복합예술 굿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8-06-05 조회수 : 2130

산 자의 굿과 죽은 자의 굿 


세월이 흐르면서 이 땅의 굿도 다양하게세분하여 각 지역마다 그 지방의 정서를 담아발전해 왔는데, 크게 마을굿과 개인굿으로나눠진다. 마을굿은 고대부족국가 때부터해왔던 굿의 정신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어서나라에서도 이를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반면 개인굿은 산 자의굿과 죽은 자의 굿으로 나뉘어 발전하게 되는데,마을굿에 비해 매우 은밀하게 진행돼 왔다.
   황해도의 가장 대표적인 산 자의 굿은철물이굿이고 죽은 자의 굿은 진오귀굿이다.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철물이굿이나진오귀굿이나 모두 산자의 굿이다. 철물이굿은사람이 살아가면서 당하게 될 온갖 재앙을미리 막아 달라고 하는 경사굿이고, 진오귀굿은죽은 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산 자가 죽은자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하는 산 자들의위안굿인 것이다.
   우리는 6월이 되면 왠지 모를 슬픔에빠진다. 6월에는 우리에게 쉽게 풀기 어려운많은 아픔을 안겨 준 일들이 유독 많았다.6·25전쟁을 비롯하여 독재정권에 항거하다많은 희생을 치른 6월 민주항쟁…. 그 6월에젊은 대학생 박종철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독재에 대항한 집단 항거는 역시 젊은 이한열학생이 민주주의를 외치다 이유도 모르고죽어가야 했고, 그 죽음의 슬픔과 분노는군부독재를 무너뜨리는 기폭제가 되어 이땅에 민주화의 봄이 시작되었다. 그때 그 젊은학생 이한열과 박종철의 죽음을 가장 먼저애도하고 극락왕생을 진심으로 기원한 사람도무당이었고, 호국영령들의 맺힌 원과 한을해마다 풀어주고 있는 이도 무당이다.
   이렇게 그 하는 일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것이 무당인데, 그 권한이나 권력은 너무나미미하여 이 세상 그 어디에서도 큰소리를 못내고 숨죽여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무당이 슬픈세상은 참으로 암울한 세상이고, 무당이 기쁘고즐거운 세상은 더할 나위 없이 풍요롭고 행복한세상일 것이다.



굿은 유일무이한 종교의식

목적이 무엇이건 굿의 의미는, 그리고 그내용은 기본적으로 모두 같다고 볼 수 있다.먼저 굿하는 장소의 부정을 풀어 깨끗이정화하고, 지금부터 신령님들을 모셔대접하겠다고 하늘과 땅과 모든 신들에게고한 후 산신님·조상님·칠성님·성주님·대감님·성수님·신장님·군웅님 등을차례차례로 모셔 놀려 드리고 대접한 후인간의 소원과 바람을 들어 달라고 기원하는것이다. 그래서 신들이 그 소원을 들어주겠다고하면 무당은 모셨던 신을 다시 신의 세계로돌려보내고, 또 다른 신을 청해 들인다. 이렇게청신으로 신을 청해 모신 후 오신을 통해신을 즐겁게 놀려 드리고, 청탁을 통해 신에게인간의 소망을 전한 후 송신을 통해 신을 본래왔던 곳으로 돌려 보내는 지극히 자연적이고인간적인 이 땅의 굿은 이 세상 그 어디에도없는 구조와 내용을 담고 있는 유일무이한종교의식이다. 그래서 우리의 무당과 그 무당이하는 굿은 통상 샤먼들이 하는 샤머니즘과는그 차원이 다르다. 샤먼은 아주 단순한 내용과행위로 짧은 시간 동안 의식 행위를 하는데,이를 샤머니즘이라 한다. 그러나 우리의무당들이 하는 굿은 이 샤머니즘적인 의식은아주 일부이며 좀 더 다양하고 폭넓은 행위와의식을 하루 종일, 또는 며칠씩 한다. 이것을우리는 보편적으로 굿이라 한다.
   우리의 굿에는 신을 모셔 들이는 노래가있고, 신을 즐겁게 놀려 드리는 춤이 있으며,이 노래와 춤을 하나로 아우르는 음악이있다. 이 노래와 춤과 음악은 오늘날 우리민속예술의 중심에 있다. 이렇듯 아주 뛰어난예술적 소양까지 겸비한 무당은 흔치 않은데,이런 가무악적인 기량에 영검한 예지력과그 예지력에 아주 훌륭한 인품까지 겸비한무당이야말로 고대부족국가에서부터 면면히이어져 온 참다운 무당일 것이다. 우리는 6월에그런 박수와 무녀들을 만날 것이다.



박수전-삶의 굿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박수전은 이 시대가장 뛰어난 예술적 기량과 소양을 갖춘박수(남자무당)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행운이 될 것이다. 황해도 굿의 각 무계를대표하는 4명의 박수들은 황해도 굿 중에서가장 대표적인 삶의 굿인 철물이굿을 산 자들을위해 하는데, 박수들은 모두 황해도 무계에서굿을 잘하기로 소문난 무당들이다. 이들 4명의박수가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만으로도 하나의사건일 수 있을 만큼 황해도 무계에서는 각별한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할 철물이굿은 시간상 많이축소되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원형에충실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철물이굿은 우환이없는 집에서 하는 경사굿이다. 집을 새로지어 들어갈 때 토지지신께 감사드린다는의미로 또는 자손의 수명과 창성을 빌기 위해하는데, 이 철물이굿을 할 때는 동네사람은물론 인근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와 함께먹고 마시고 즐겁게 놀면서 굿에 참여하였다.이때 사람들이 무리지어 온다는 뜻으로 철무리혹은 인무리라고도 한다. 이 철물이굿은황해도에서도 연백·해주·옹진에서 
   특히성행하던 잔치굿이다. 철물이굿은 1, 신청울림2, 일월맞이 3, 칠성맞이 4, 세인굿 5,상산부군맞이 6, 초부정, 초감흠굿 7, 복잔내림8, 영정물림 9, 제석굿 10, 소놀음굿 11, 성주굿12, 소대감굿 13, 도산말명거리 14, 사냥굿15, 성수거리 16, 별상거리 17, 타살군웅굿18, 먼산장군굿 19, 대감거리 20, 서낭굿 21,조상굿 22, 걸립대감거리 23, 비수창검거리 24,마당굿(사신굿) 등 모두 24거리가 10시간 동안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무녀전-죽음의 굿

무녀전 역시 황해도 굿의 각 계파를 대표하며차세대 명인으로 지목받는 무녀(여자무당)4명을 한자리에서 만나 그들의 기량을 숨김없이볼 수 있는 다시 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이들 4명의 무녀는 황해도 굿 중에서 죽음의굿인 진오귀굿으로 그동안 이 땅에서 죽어 간호국영령들의 원한을 풀어 극락왕생을 기원하는장중한 황해도굿의 백미를 보여줄 것이다.진오귀굿은 죽은 이의 넋을 위로하고 이승에서맺힌 한과 원을 풀어 극락왕생을 기원하는굿이다. 특히 사람이 죽어 1년 안에 하는 것을진진오귀라 하여 보통 삼우제나 49재 때 한다.그 외에 1년 혹은 3년 탈상 후에 하는 모든 죽은자의 굿을 진오귀굿이라 한다.
   진오귀굿은 1, 주당물림, 신청울림 2,안등신좌정거리 3, 영실감흥거리 4, 수왕제석굿5, 군웅굿 6, 사제송방 7, 망제넋대내림8, 맑은혼모심 9, 수왕가름 10, 뒷전 또는1, 신청울림 2, 본향거리 3, 초부정거리 4,열수왕굿 5, 사자얼름 6, 망자넋대잡기 7,맑은혼맞기 8, 대감거리 9, 수왕천가르기10, 서낭굿 11, 조상굿 12, 마당굿 등 모두10거리에서 12거리로 진행된다.



 
- 글 : 이명준. 전통민속문화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