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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 미리 보는 제1회 궁중문화축전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5-05-06 조회수 : 980

미리 보는 제1회 궁중문화축전



 

2014년 궁중문화축전 시범사업 중 ‘전야제 - 미디어퍼포먼스’



대장금이 일하던 궁중 부엌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우리나라 최초 커피 애호가였던 고종의 커피는 무슨 맛일까. 조선시대의 왕들이 산책하던 길에는 어떤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격무에 시달리던 왕의 심신을 달래주었을까. 영화나 TV로만 보아 오던 조선시대 궁궐의 삶을 생생하게 맛보고 느낄 수 있는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 다음달 2일부터 10일까지 서울의 4대궁과 종묘, 한양도성 일원에서 열리는 ‘제1회 궁중문화축전’은 직접 사극의 주인공이 돼 고궁의 아름다운 풍경과 풍성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는 기회다. 조선왕조의 흥망성쇠를 함께하고, 일제강점기의 시련과 급격한 산업화를 거치면서도 여전히 서울 한복판에 당당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는 궁궐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리이기도 하다. “오늘, 궁을 만나다”라는 큰 주제 아래 펼쳐지게 될 ‘제1회 궁중문화축전’은 법궁(왕이 사는 궁궐을 의미)인 ‘경복궁’, “궁중의례를 만나다”,


궁궐속 보물찾기 프로그램에 참여중인 아이들조선왕조의 이궁인 ‘창덕궁’, “궁궐 속 자연을 만나다”, 왕실의 생활공간으로 지어져 왕실 가족들의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가장 많을 수밖에 없는 ‘창경궁’, “궁궐 속 일상을 만나다”, 구한말 한국근대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덕수궁’, “궁궐 속 연희를 만나다”,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국가 최고의 사당인 ‘종묘’, “왕실 제례를 만나다” 등 각각의 공간별 주제를 가지고 만들어진 34개의 크고 작은 프로그램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할 모든 채비를 끝내고 개막일을 기다리고 있다.







궁중음식 재현행사에 참여한 사람들궁중문화축전은 문화재 보존에만 국한돼 있던 정부의 문화재 정책에 문화재 활용이라는 다른 한 축이 더해지면서 필요성이 대두되었으며, 외래 관광객 1,500만 명 시대에 발맞춰 조선시대의 궁궐과 궁중문화를 활용한 문화유산 대표 관광축제를 개발함으로써 늘어나는 관광수요에 대처하고, 나아가 세계 속의 관광자원으로 키우기 위해 만들었다. 필자는 오랜 기간 문화현장, 그중에서도 축제현장에서 일해왔는데 이번에 영광스럽게도 궁중문화축전 추진위원회 구성원으로 참여하게 되어 축전을 만들어가는 여러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제1회 궁중문화축전’이 시범사업 때인 지난해와 다른 점은 국민참여 프로그램과 놀이성(축제성)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한 것이라 하겠으며, 이는 시범사업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분석, 보완하고 개선한 결과일 것이다.






축전 속의 축전 10선, 봄을 기다렸다

제1회 궁중문화축전은 총 34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필자가 추천하는 축전 속의 축전 10선은 다음과 같다.


미디어파사드 축하공연1. 미디어파사드와 축하공연(전야제)
5월 1일(금) 저녁 8시, 경복궁 흥례문 앞마당에서는 이번 축전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고 축하하고자 화려한 전야제가 펼쳐진다. 흥례문과 담장을 스크린 삼아 펼쳐지는 미디어파사드는 지난해 시범사업 때 국내외 언론으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으며, ‘광화문 빛 너울’이란 주제로 광화문을 배경 삼아 시연되었던 작품이다.
무엇보다 전통 문화유산과 현대적 문화기술이 융합, 예술작품으로 승화되어 관람객들에게 많은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한 작품이다. 올해는 지난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간접 조명이 해소되는 등 많은 부분이 개선됨으로써 미디어파사드의 최대 특장점인 의외성과 판타지를 살리게 되어 국내 미디어파사드 공연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 완성도 높은 공연이 될 전망이다.
전야제 다음날인 5월 2일(토)부터 축전기간 매일 저녁 8시, 흥례문 앞 무대 위에서는 무용과 음악이 결합된 ‘용비어천가’(하늘이 열리다)가 공연되고, 공연 후 바로 이어지는 미디어파사드 공연과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1750 시간여행, 그날 프로그램 모습2. 1750 시간여행, 그 날
5월 5일(화) 오전 9시~오후 6시 창경궁 일원에서 진행될 ‘1750 시간여행, 그 날’은 창경궁을 1750년(영조 26년) 3월 26일 당일 하루로 되돌려보는 국민참여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이 날 창경궁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TV 사극 속 인물이 되어보는 특별한 기회이다. 궁성문 개폐식(홍화문), 상참의(문정전), 문과 급제자 소견(함인정), 왕가의 산책, 사간원 신료 접견(명전전) 등 그 날 하루의 시간과 이야기를 따라 진행된다. 중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지만 사전 공모 절차를 거친 역할에 뽑힌 당첨자(200명)에게만 참여 기회가 주어진다.


3. 소주방 개관식(소주방, 백 년의 문을 열다)
5월 2일(토) 오후 2시 경복궁 소주방에서 진행된다. 드라마 <대장금>의 주 무대로 100년 만에 본래의 모습을 찾게 된 소주방은 조선시대 임금의 수라와 궁중의 잔치음식을 준비하던 궁중의 부엌이다. 개관식을 시작으로 궁중문화축전 기간(5. 2~5. 10)에 맞춰 공개된다. 생활용품 전시 및 영상자료를 상영하고 궁중음식에 대한 실물전시(5. 2~5. 3)와 모형전시가 진행되며 궁중음식 특강 및 시연행사도 진행된다.

4. 종묘대제
5월 3일(일) 오전 11시 20분~오후 7시 종묘 일원에서 진행된다. 주요행사로는 어가행렬, 영녕전 제향(오후 1시), 정전 제향 (오후 4시 30분), 신실 관람 등이 있다.


5. 대한제국과 가비차
5월 2일(토)~5월 10일(일)까지 매일 오후 1시부터 저녁 9시까지 덕수궁 일원(석조전 앞)에서 진행된다. 덕수궁 분수대를 중심으로 노천카페가 설치ㆍ운영되며, 이곳에서는 고종황제가 마셨던 가비차와 서민들의 커피인 양탕국까지 함께 맛볼 수 있으며 저녁에는 음악회도 감상할 수 있다.


6. 창덕궁 연가
5월 7일(목)~5월 9일(토)까지 저녁 7시 30분, 8시 20분 두 차례 창덕궁 일원에서 진행된다. 회당 120명씩 참여할 수 있으며 주요내용으로는 낙선재 낭독공연과 부용지 퍼포먼스가 있다.


7. 창덕궁 새로 보기 ‘후원몽(後苑夢)’
5월 2일(토)~5월 3일(일), 5월 9일(토)~5월 10일(일) 오전 11시,오후 2시, 오후 4시 창덕궁 일원에서 진행된다. 회당 30명이 참
여할 수 있으며, 이동형 오디오 투어로 이야기 해설자인 전문 배우의 안내에 따라 창덕궁의 숨은 이야기와 역사적 사건을 체험
해볼 수 있다.


줄타기 공연모습8. 춘당지 소리풍경 - 기억의 무늬(창경궁 야간개방)
5월 2일(토)~5월 10일(일) 저녁 7시~10시까지 창경궁 춘당지에
서 펼쳐지는 예술 접목형 프로그램이다. 야간 프로그램으로 1일
2,000명으로 입장이 제한된다. 춘당지 위에 떠있는 달의 빛과
수제천 음악은 창경궁의 생성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기억을
들려준다.



9. 종묘제례악 야간공연
5월 8일(금)~5월 9일(토) 저녁 8시 종묘 정전에서 진행된다. 시범사업 때 가장 인기가 많았던 프로그램의 하나이다. 온라인으로 티켓을 예매할 수 있다(1만원, 5천원/인터파크). 주요내용으로는 종묘제례 홀기에 맞춰 종묘 제례악과 일무 공연이 펼쳐진다.


10. 이야기가 있는 ‘묘현례’
5월 8일(금)~5월 10일(일) 오후 2시 종묘 정전에서 진행된다. 회당 500명 내외로 입장 가능하며, 주요내용으로는 묘현례, 복식 체험, 포토존 등이 있다.
예전에도 궁궐에서는 다양한 행사들이 열렸었고, 그중에서도 야간 고궁 관람은 인기가 많았다. 그런데 이것들은 단순한 관람에 그친 면이 없지 않았다. 궁중문화축전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구체적 체험의 장이자 축제의 장이라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우리 곁에 늘 있으되 우리의 삶과는 유리돼 있던 궁중문화를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행사, 우리나라의 역사를 고스란히 끌어안고
있는 궁과 사람의 만남, 그것이 가진 의미, 우리는 궁으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인가. 또 들어야 하는가. 문화재를 통해 과거와 오늘날의 소통이 서울에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 그런 면에서 ‘제1회 궁중문화축전’의 성공적 개최는 문화재 활용 사업의 성패와 확산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5월은 신록의 계절이자 가정의 달이다. 가족과 연인들이 궁궐을 찾아 과거의 역사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무엇이라고 속삭이는지 잠시 귀 기울여보며,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 글 조정국 (사단법인 한국문화기획학교 이사장) -
         * 제1회 궁중문화축전 추진위원회 추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