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소식

국유정담

[2025 가을, 겨울호-가족오락관]대동놀이, 공동체가 함께하는 축제의 놀이
대동놀이를 비롯한 공동체의 놀이 민속은 근대 이후 생산양식의 변화와 일제의 강점,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전승이 중단되거나 전승력이 약화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와 연구자, 문화활동가 등에 의해, 이미 사라졌거나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민속을 재현하려는 노력이 전개되었다. 1958년에 시작된 민속예술경연대회와 1962년 「문화재보호법」의 제정에 따른 무형유산 지정 그리고 1960년대 이후의 다양한 문화운동과 지역축제 등은, 민속을 재현하고 그 전승을 담보하는 기제로 작용해 왔다. 이 과정에서 놀이 민속은 곧잘 재현의 주체에 의해 다르게 해석되고 변형되었으며 재맥락화되었다. 재맥락화는 탈맥락화와 연동되는 것으로서, 탈맥락화가 민속을 전유(appropriation)함으로써 시작된다면 재맥락화는 전유의 과정이자 결과로서, 민속이 전과 다른 문화적 맥락에 편입되어 전승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았을 때, 1960년대 이후 재현된 대동놀이 가운데 상당수는 ‘탈맥락화-재맥락화’된 것으로서 재현 전의 그것과 적잖이 다른 민속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금 전통 사회에서 전승된 대동놀이의 개념과 유형, 축제성 등을 살펴봄으로써, 현재 전승되는 대동놀이의 변화상을 읽어내는 데 도움이 되어보려고 한다.
2025년 12월 호
[2025 가을, 겨울호-가족오락관]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인류 최고의 발명, 아동놀이
아동기에 놀이를 빼면 무엇이 남을까? 아동에게 놀이는 일이요 삶이다. 이는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변하지 않았고, 미래까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아동의 놀이는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르게 진화하며,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이기 때문이다. 다윈(Charles Darwin)은 그의 책에서 강한 자가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잘 적응하는 개체가 살아남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적응했을까? 다른 동물에 비해 유난히 긴 어린 시기에 답이 있다. 호랑이처럼 덩치가 크거나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갖지 못했고 달리기도 날렵한 동물에 비해 빠르지 않은 인간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큰 뇌와 손을 사용하는 것에 있었다. 큰 두뇌는 앞선 세대의 경험을 배우는 데 적합했고 손은 창, 화살과 같은 무기와 호미, 낫과 같은 농기구를 만들기에 적합했다. 그런데 두뇌와 손을 사용하는 능력은 짧은 시간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걷기 위해서는 배밀이에서 섬마섬마1를 거쳐 걸음마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쉽지 않을뿐 아니라 오랜 시간이 걸린다. 언어와 손 사용, 더불어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성을 획득하는데도 절대 시간과 자신의 노력이 합쳐져야 한다. 이런 과정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기에 인간의 어린 시기는 길었고, 인간은 적응하고 진화할 수 있었다.
2025년 12월 호
[2025 가을, 겨울호-가족오락관]농경시대를 풍미한 아이들의 놀이
놀이는 농경사회와 함께해 온 오랜 무형유산의 산물이다. 농사가 천하의 근본으로 여겨졌던 시대에는 자연물을 이용한 놀잇감이 두드러졌다. 흔하디흔한 돌멩이나 흙, 풀, 나뭇잎은 물론 자연에서 마주치는 풍뎅이, 방아깨비, 잠자리와 같은 곤충들도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모두 훌륭한 놀잇감이다. 옛 문헌에 기록된 ‘초전(草戰)’, ‘초희(草戱)’, ‘투초희(鬪草戱)’, ‘척초회(擲草戱)’는 자연물을 이용한 대표적인 놀이이다. 이는 수풀이 무성해지는 봄·여름에 즐겨하는 ‘풀싸움’을 일컫는다. 가령 질경이나 토끼풀을 뜯어다가 그 줄기를 서로 엇걸고 잡아당겨 끊어지는 쪽이 지는 끊어먹기, 잎사귀따기, 방울털이, 물방울싸움 등 놀이의 방법도 가지가지다. 또 풀을 뿌리째 뽑아 발로 차면 ‘풀제기’가 되고, 보릿대와 풀로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 단장하면 이내 ‘풀각시’로 전화(轉化)한다. 그런가 하면 풀피리, 호드기, 보리피리는 즉석에서 불고 노는 악기였다. 놀이의 세계에서는 농사 도구 역시 훌륭한 놀잇감이다. 꼴이나 땔나무를 걸고 겨루는 낫치기, 갈퀴치기, 호미던지기가 대표적이다. 도구를 만들어 겨루는 놀이도 다양한 방식으로 전승되었다. 둥글게 깎은 나무공을 작대기로 쳐내는 장치기, 작은 나무토막(일명 토끼)을 쳐서 허공으로 날리는 자치기, 엄동설한에 꽁꽁 언 발을 녹여가며 몰입했던 팽이치기, 제기차기, 연날리기, 썰매타기는 빼놓을 수 없는 아이들 놀이이다. 그뿐 아니라 계절에 따라 열매가 익어갈 무렵에는 앵두치기, 살구치기, 능금치기, 감치기, 참외치기 등도 아이들의 구미를 당기는 내기 놀이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처럼 농경시대를 풍미했던 다양한 놀이 가운데 공기놀이, 사방치기, 장치기, 풀각시놀이에 대해 그 의미를 짚어본다.
2025년 12월 호
[2025 가을, 겨울호-가족오락관]새로운 놀이의 등장과 변형, 일제강점기에 유행한 아동놀이
[2025 봄, 여름호-수사반장]조선의 형사 절차
일반적으로 형사 절차라고 하면, 수사기관이 스스로 범죄를 인지하거나 고소·고발을 받아 수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검찰에서 기소를 결정하면 법원은 검찰의 기소 내용을 심리하여 유죄인지 무죄인지, 유죄라면 어느 형벌을 얼마나 부과할지를 선고하는 과정이다. 확 줄여서 말하자면, 수사로써 밝혀진 범죄를 처벌하는 절차로 보는 것이다. 이런 점은 조선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다. 다만 시대의 차이가 있는 만큼 다른 기관과 제도로써 진행되었을 뿐이다. 조선시대의 재판이라고 하면 “네 죄를 네가 알렸다!” 하고 호령하는 사또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형사소송의 모습이 기본적으로 마음에 새겨져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민사소송은 없거나 있었어도 형사 절차처럼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인식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놀랍게 조선에서는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이 개념적으로도, 제도로도, 실무에서도 뚜렷이 구분되어 저마다의 절차가 분리되어 있었다. 그런 관념이 형성된 데에는 지방의 관아에서 행정, 수사, 형사소송, 민사소송을 다 맡아서 했던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에도 한 법원에서 민사소송, 형사소송, 행정소송 등을 모두 관장하고, 법관들도 이 업무들을 두루 돌아가면서 맡게 된다.
2025년 08월 호
[2025 봄, 여름호-수사반장]조선시대의 풍기 단속
현대 사회에서도 공공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특정 행위들을 금지하는 규정을 제정하고, 위반할 경우에는 이를 단속하고 처벌한다. 고성방가 등 인근을 소란스럽게 한 행위, 술주정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 과다한 노출 등에 대한 규제가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는 사회 구성원들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1970년대 건전한 사회 기풍을 정착시킨다는 미명하에 이루어진 미니스커트와 장발 단속은 당시 권위주의 시대의 사회상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희대의 촌극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조선시대에도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사회 구성원들의 행위를 규제하는 단속 규정들이 있었다. 『경국대전』 「형전」 금제(禁制)조에는 사족(士族) 부녀(양반층 여성)로 산간이나 물가에서 잔치를 벌이거나 야제(野祭), 산천, 성황, 사묘제(祠廟祭)를 친히 행한 경우 장 100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현재 관점에서는 야외에서 잔치를 벌이거나 제사를 지냈다고 해서 처벌 대상이 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러나 조선시대 사람들은 지금과는 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조선의 지배층들은 야외 행사에서 남녀가 섞이게 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이들은 이를 남녀의 분별이 무너져 풍속을 크게 해치는 일로 인식했던 것이다.
2025년 08월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