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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정담
제주의 삶을 담은 소리, 달라도 너무 다른 제주의 소리
글. 조영배(한국예술 전공, 문학박사,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명예교수)

제주도 해녀, 1980년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아카이브
제주도(濟州道)에는 문화적으로 특이한 곳이 있다. 추자도(楸子島)다. 그런데 이곳은 제주 문화권이 아니다. 남도 문화권에 속한다. 제주어를 사용하지 않는 제주도민(濟州道民), 제주 민요를 모르는 제주도민, 제주 풍습을 모르는 제주도민이 바로 추자도민(楸子島民)이다. 그래서일까? 추자도는 제주도 소속이면서도 예외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
눈치 빠른 독자들은 ‘추자도 이야기’를 꺼낸 이유를 알 것이다. 한국에서의 제주도는 마치 제주도에서의 추자도와 닮아 있다. 제주도도 분명 한국에 속한다. 그러나 문화적으로 제주도는 육지와 너무나 다르다. 그래서일까? 제주도는 항상 예외 취급을 받아 왔다. 역사적으로 보면 예외 정도가 아니라 대놓고 차별과 배타를 당해 온 곳이 제주도다.
지금은 21세기다. 21세기를 대표하는 시대정신으로, 흔히 ‘다양성의 공존’을 꼽는다. 그렇기에 한 가지 색깔로 모든 것을 동일화(同一化)하는 것은, ‘다양성의 확장’이라는 생명과 문화의 진화 방향에 크게 어긋난다. 이런 동일화는 ‘동일성의 폭력’이 되어, ‘차이와 다름’을 ‘차별과 배타’로 변질시킨다. 한국의 제주도도, 제주도의 추자도도 그런 피해자들이다.
‘다양성의 공존’은 차이를 차별로 바꾸지 않는다. 차이는 생명의 기본 요소다. 차이의 만남 없이 생명성은 확장되지 않는다. 동일화는 죽음의 길이지만, 다양화는 생명의 길이 된다. 따라서 차이는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라, 생명성의 확장을 위해 보존하고 전파해야 할 매우 소중한 자산이 된다. 이런 점에서 제주도 문화는 육지와 사뭇 다른, 바로 그 ‘다름’ 때문에 도리어 매우 소중한 문화로 인식되어야 한다. 이런 인식 전환이 온 국민 사이에 퍼질 때, 한국 문화는 더욱 생동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 소리이야기
제주도 문화는 무엇이 그리 다른가? 이 짧은 글에서 이를 다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제주도 소리를 육지 소리와 비교해 보면, 그 문화적 차이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제 그 제주도 소리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육지 소리와 제주 소리의 차이점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1 전문 용어들이 춤을 추는 비교표지만, 일일이 그 뜻을 이해하지 않아도 되니, 독자들은 잠시 인내심을 가지고 훑어보시라!
1 이 부분은 필자의 『아름다운 민중의 소리』(민속원, 2006)에서 관련 내용을 축소 편집한 것임을 밝힌다.
한국(육지)소리와 제주 소리 비교
| 내용/지역 | 한국(육지) 소리 | 제주 소리 |
|---|---|---|
| 주요 음계 | 미라시도미, 미(솔)라도레미 등 | 도#-미솔라, 레미솔라도레 |
| 음계적 특징 | 비등가적, 건너뛴다 | 등가적, 순차적이다 |
| 박자 | 3박자 계열, 비대칭 박자 | 2박자 계열, 대칭 박자 |
| 리듬 분할 | 3분할, 비대칭 분할 | 2분할과 3분할 혼재, 대칭 분할 |
| 강세 구조 | 비등가적으로 불규칙하다 | 등가적이며 규칙적이다 |
| 요성(搖聲, 떠는소리) | 매우 발달 | 없다 |
| 꺾는 목(반음 꺾기) | 매우 발달 | 없다 |
| 추임새 | 매우 발달, 즉흥적 | 발달하지 않음 |
| 반주타악기 치기 | 비등가적 좌우치기, 불규칙 강세 | 등가적 상하치기, 규칙적 강세 |
| 연애요, 풍자요 | 많다 | 드물다 |
독자 여러분, 어떠신가? 전문 용어들의 뜻을 잘 모른다 해도, 한 가지는 분명히 알 수 있을 터이다. ‘와우, 정말 한국(육지) 소리와 제주 소리는 달라도 너무 다른데!’
예를 들자면 이렇다. 인류 공통의 오음음계인 이른바 ‘평조’ 계열의 음계를 예외로 하고, 한국(육지)과 제주의 음계를 비교해 보면, 육지 소리에는 건너뛰는 음계가 많은 대신 제주 소리에는 이런 음계가 사실상 없다.
다른 예는 어떤가? 한국(육지) 소리는 3분할 리듬이 많다. 그런데 제주 소리는 2분할 리듬이 많다. 제주에는 육지에서 들어와 정착한 노래를 제외하면, 9/8박자의 노래가 단 하나도 없다. 한국(육지) 소리는 ‘굿거리’나 ‘세마치’처럼 울렁거리듯이 치는 장단이 많지만, 제주 소리는 장단을 수반하지 않거나, 수반한다 해도 강세를 고르게 ‘동동동동’ 하는 식으로 친다. 와우!
또 다른 예는 어떤가? 육지 소리는 흔히 ‘깊고 비대칭적(非對稱的)으로 떠는소리’라는 요성(搖聲)이 매우 발달해 있다. 그러나 제주 소리는 이런 요성(搖聲)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가늘고 대칭적으로 떠는소리가 발달 되어 있다. 육지 소리는 꺾는소리(특히 반음 꺾는소리)가 매우 발달되어 있지만, 제 주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와우!
물론 제주 소리에도 육지 소리와 비슷한 특성들이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보면, 제주 소리는 육지 소리와 그 궤를 달리하는 특징들로 가득하다. 왜 이렇게 다른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러면 일단, ‘왜 제주 소리는 3분할이 아니라 2분할이 기준이 될까?’라는 식으로, 위의 차이들에 대해 ‘왜?’라고 물음을 던져 볼 일이다. 그러면 이런 물음에 대한 답들이 일정한 방향을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등가성(等價性)이라는 특징이다. 한국(육지) 소리의 비등가성(非等價性)이라는 특징과 뚜렷이 구별되는 특징이다. 음계도 들쑥날쑥한 구조가 아니라 그저 고만고만한 구조로, 박자나 강세도 강한 소리와 약한 소리가 들쑥날쑥하게 엮이는 구조가 아니라, 그저 고만고만하게 ‘동동거리는’ 구조로, 그 특징을 이루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육지 식의 요성(搖聲)이나 꺾는목은 사실상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참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제 그 ‘달라도 너무 다른’ 제주도 소리를 찾아 여행을 떠나 보자!
소리로 듣는 제주도
제주에도 다양한 전통 소리가 있다. 짧은 지면 관계로 이 글에서는 굿 소리 한 편, 민요 소리 한 편을 소개할까 한다. 그런데 글로 제주도 소리를 풀어내는 일은 매우 어렵다.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지금 소개하는 두 소리에 대한 글을 읽을 때, 마음으로 소리를 상상하며 글을 읽어 보길, 독자 여러분에게 권하고 싶다. 온몸으로 제주의 소리를 상상해 보시라! 그럴 수만 있다면, 이 글을 통해서도 제주도 소리의 맛을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으리라!
제주의 굿 소리 – 씌어나라! 헛쉬!

제주도 굿, ‘푸다시’를 하는 심방의 모습, 1980년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아카이브
옛사람들은 병이 생기면 잡귀가 몸에 들었기 때문이라 여겼다. 이때 심방(무당)은 병을 고치는 굿을 하는데, 그런 치병굿 중의 하나가 바로 ‘푸다시’다. 이 굿은 그리 크지 않다. 심방이 장구를 치면서 말명(말 풀이)으로 영신제차(迎神祭次) 등을 전개하다가 ‘잡귀 풀이’ 제차(祭次)에 이르면, 그야말로 ‘푸다시’ 가락이 본격적으로 연주된다. 이 제차(祭次)는 그야말로 ‘푸다시’ 굿의 정수(精髓)다. 가장 제주적인 리듬과 원초적인 가락을 맛볼 수 있는 전형적인 제주의 특징을 보여 준다.
이 순서가 되면 우선 환자를 제상 앞에 앉게 하고, 그 머리에 흰 무명천을 덮는다. 그 후 심방은 두 손에 신칼을 들고, 잡귀 보고 환자의 몸에서 나가라고 소리 지르며 찌르는 동작을 이어 간다. 이때 소미(小巫) 악사들은 장구와 북으로 푸다시 특유의 가락을 신나게 연주하며, 심방이 외치는 소리를 받아 흥을 끌어올린다. 이때 연주되는 가락은 2분할 리듬은 물론, 등가적인 강세, 단순한 가락의 반복, 상하 치기로 반복되는 북소리, 요성(搖聲) 없이 생목으로 외치는 소리 등으로 지속된다. 점점 푸다시 장단과 심방 소리가 높아지고 거세지면서 잡귀를 위협하는 분위기는 극으로 치닫는다. 환자나 가족 그리고 굿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그야말로 엑스터시(ecstasy), 곧 몰아지경(沒我之境)에 이른다. 그 위협적이고 흥분되는 분위기는 정말 장난 아니다. 푸다시 굿 구경을 해 본 사람이라면 다 안다.

국가무형유산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중 푸다시를 하는 소무, 2007년
출처: 국가유산청 무형유산 디지털 아카이브
심방은 온갖 잡귀들을 불러낸다. 제주에서는 잡귀를 흔히 군졸(軍卒)이라 한다. 산신군졸(山神軍卒), 용왕군졸(龍王軍卒), 신당군졸(神堂軍卒), 그 외의 온갖 잡귀들을 불러낸다. 그리고 이런 군졸들을 보고 물러가라고 위협하는 것이다. 군졸(잡귀)은 인간에게 해코지를 하기도 하고, 인간과 함께하기도 하는 신으로 이해된다. 그래서 어떤 때는 잘 대접하지만, 어떤 때는 위협하며 멀리하기도 한다. 푸다시는 군졸(잡귀)을 위협하며 멀리하려는 굿으로, 인간의 주체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굿이다. 푸다시의 최고 정점은 ‘씌어나라!’를 외치는 때다. 환자 몸을 신칼로 찌르는 연희를 반복하면서 ‘씌어나라! 헛쉬! 씌어나라! 씌어나라! 헛쉬!’ 등의 말을 외친다. 군졸(잡귀)에게 환자 머리에 쓴 무명천을 대신 쓰고, 환자의 몸에서 나가라고 명령하는 셈이다. 이런 가락을 반복하면서 절정에 이르면, 심방 은 잡귀를 다 쫓아내었다는 의미로, 술을 환자 몸 위에 확 뿜는다. 이런 식의 풀이를 세 차례 반복한 후, 환자의 몸에 들었던 잡귀가 완전히 몸 밖으로 나갔다
고 여겨지면, 송신제차(送神祭次)를 하며 굿을 마친다.
앞서 제주 소리는 육지 소리와 매우 다르다고 했다. 독자 여러분, 기회가 닿는다면 제주의 ‘푸다시’를 들어 보길 바란다. 모든 굿 순서를 다 듣기보다는, 푸다시 굿의 잡귀 풀이를 들어 보시라. 엑스터시에 이른 ‘씌어나라! 헛쉬!’ 하는 제주굿의 2분할 리듬과 심방이 외치는 원초적인 가락이 여러분의 가슴을 뻥 뚫어 줄지 어찌 알겠는가?
제주의 민요 소리 - 웡이 자랑!

해녀
소장: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출처: e뮤지엄
한 지역에서 100가지의 민요를 찾아내었다. 그리고 이를 녹음하고 채록한 후, 100가지 민요의 음계 구조를 분석했다. 그 결과 그 지역 민요의 90%는 [A]라는 음계로 되어 있음을 밝혀냈다.
위 연구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민요도 있을 수 있다. 녹음과 채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선행 과정이 모두 바람직하게 이루어졌다 해도 위 연구는 오류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100가지 민요자료를 등가적(等價的)으로 다루었다는 데 있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100가지 중 10가지는 그 지역에 널리 분포된 가락이다. 다른 90가지는 극히 일부만 알고 있는 가락이다. 그러면 이 자료를 등가적(等價的)으로 다루어도 될까? 지역에 널리 퍼져 있는 10가지 민요는 그 지역의 공감대 높은 특성을 함유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90가지 민요는 그렇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자료의 이런 비등가성(非等價性)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민요를 등가적으로 처리하면, 도출된 결과는 근본적으로 왜곡될 수밖에 없다.
제주도 민요를 소개하면서, 엉뚱하게 ‘연구 자료의 등가성’을 거론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제주도 소리를 제대로 맛보기 위해서는, 가장 넓은 공감대를 가진 민요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제주도 민요라고 하면, 으레 ‘오돌또기!’라고 생각할 터이다. 그러나 이것은 틀렸다. ‘오돌또기’는 육지에서 들어온 민요가 변형되어 제주에 정착한, 말하자면 외래 민요다. 그러면 ‘해녀 노젓는 소리’는 어떤가? 그럴듯하다. 그러나 이 노래도 제주도 해안가 노래다. 중산간 지역 사람들은 이 민요를 들어 본 적도 불러 본 적도 없다. 그러면 ‘긴 사대소리(김매는 노동요의 하나)’는 어떤가? 이 노래는 중산간 지역, 그것도 제주도 동북쪽 중산간에서만 부른다. 다른 지역 사람들은 이런 노래가 있는지조차 모른다.
이를 어쩌랴? 제주도 전체를 아우르는 노래는 없는가? 그러나 있다. 그것이 바로 ‘애기구덕 흥그는 소리(아기 요람 흔드는 소리)’다. 제주 사람이라면(물론 전통적으로) 이 노래를 모르는 이가 없다. 누구나 이 노래를 들으며 자랐고 또한 불렀다. 제주 사람들 가슴에 깊이 새겨진 제주를 대표하는 노래다. 그러니 이 노래에 제주다운 특징이 가장 잘 스며 있으리라 예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제 ‘애기구덕 흥그는 소리’ 속으로 들어가 보자. ‘애기구덕’은 대나무로 만든 일종의 제주도 전통 요람이다. 여기에 아기를 눕히고는 그 ‘구덕’을 좌우로 흔들며 잠재울 때 부르는 민요가 바로 이 노래다.
이 민요의 노랫말은 아기의 건강 기원, 잠재우는 내용, 살림살이 하소연 등을 담고 있다. 음악적으로 보면 2분할 리듬과 4박자를 기본으로 하는, 가장 제주다운 음악적 특징을 보여 준다. 음계는 대체로 세 가지 유형이 있다. 첫 유형은 [도레미솔라] 펜타토닉 음계다. 그러나 이 유형은 제주만의 것이라 하기 어렵다. 세계 보편적인 음계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유형은 계면조 계열의 제주적인 유형이다. [라 도레미] 음계 유형이다. 그러나 이 유형은 육지 민요와 달리, ‘미’를 떨지 않으며(요성이 없음), 건너뛰는 선율로도 사용되지 않는다. 제주적인 특징이 가미된 음계다.
세 번째 유형은 제주에서만 발견되는 매우 독특한 음계 유형이다. [도#-미-솔-라] 유형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곳곳의 민속 음악은 대체로 4도 핵 구조(테트라코드)이거나 5도 핵 구조(펜타코드)로 되어 있다(전문용어를 잘 모르면 그냥 넘어가시라). 그런데 제주도 ‘애기구덕 흥그는 소리’의 세 번째 유형은 완전히 다르다. 4도나 5도 핵 구조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세 번째 유형의 음계 구조는 제주도 소리의 매우 독특한 특징이다. 이 민요는 가사도 중요하다. 제주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이만한 노래는 없을 것이다. 독자 여러분은 마음속으로 다음과 같이 상상해 보시라.(하단의 사진 참고)

남제주 정의 애기구덕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출처: e뮤지엄
한 어머니가 집 마당 구석에서 추수한 조(粟) 이삭을 다듬고 있다. 그 옆에는 아기를 눕힌 구덕이 있다. 아기는 잠자고 있다. 어머니가 갑자기 일손을 멈춘다. 구덕에서 잠자던 아기가 깨어나 우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어머니는 아기에게 젖을 물린 후 ‘애기구덕’을 흔들며 노래하기 시작한다. ‘자랑 자랑 웡이 자랑….’
제주의 어머니들이 불렀던 ‘애기구덕 흥그는 소리’의 가사를 여기에 소개한다. 2박자 2분할 리듬과 희한한 음계로 아래의 노랫말로 부르고 있다는 것을 상상하며, 가사를 읽어 보길 바란다.
제주어와 표준어
| 제주어 | 표준어 |
|---|---|
| 자랑 자랑 웡이 자랑, 우리 애기 잘도 잔다 저레 가는 검둥개야, 이레 오는 검둥개야, 우리 애기 재와 도라, 느네 애기 재와 주마 아니 재와 주민, 질긴 질긴 총배로, 팔목 손목 묶엉, 짚은 짚은 천지 소에, 들이쳤당 내쳤당 허키여 은자동아 금자동아, 자랑 자랑 웡이 자랑 ᄒᆞᆫ저 먹엉 ᄒᆞᆫ저 자라, ᄒᆞᆫ저 자불어사 느네 어멍 검질 메영, 바당들에 물질 가곡 느네 아방 잠대 매영, 밧디 갈 거 아니가 자랑 자랑 웡이 자랑, ᄒᆞᆫ저 자라 자랑 자랑 어진 어진 할마님아, 할마님 손지 물외 크듯 키와 줍써, ᄎᆞᆷ외 크듯 키와 줍써 물 아래에 옥돌 ᄀᆞ튼, 요 애기야 까마귀 젓ᄂᆞᆯ개 ᄀᆞ튼, 요 애기야 자랑 자랑 웡이 자랑, ᄒᆞᆫ저 자라 웡이 자랑 |
자랑 자랑 웡이 자랑, 우리 아기 잘도 잔다 저리 가는 검둥개야, 이리 오는 검둥개야, 우리 아기 재워 달라, 너의 아기 재워 줄게 아니 재워 주면, 질기고 질긴 노끈으로, 팔목 손목 묶어서, 깊은 깊은 천지소(沼)에, 빠뜨렸다 내놓았다 하겠다 은자동아 금자동아, 자랑 자랑 웡이 자랑 어서 (젖을) 먹고 어서 자라, 어서 자야 너의 엄마 김을 매고, 바다로 물질 가고 너의 아빠 쟁기 지고, 밭에 갈 거 아니냐 자랑 자랑 웡이 자랑, 어서 자라 자랑 자랑 어진 어진 할머님(산신 할머니)아, 할머니 손자 물외 크듯 키워 주세요, 참외 크듯 키워 주세요 물 아래의 옥돌 같은, 요 아기야 까마귀 곁날개 같은, 요 아기야 자랑 자랑 웡이 자랑, 어서 자라 웡이 자랑 |
제주의 소리, 가장 제주다운 제주 여행
필자는 오래전 공부를 위해 육지로 올라갔을 때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제주도는 겨울에도 파랗다. 그래서일까? 낙엽이 진 육지의 산과 들은 어딘가 스산하게 여겨졌다. 그런데 초봄이 되니, 육지의 산과 들과 마을에는 온갖 꽃들이 울긋불긋 피어났다. 갑자기 <고향의 봄>이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필자도 어린 시절에 이 노래를 배웠지만, 그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는 없었다. 4계절 온통 파란 제주에서는 “울긋불긋 꽃 대궐”을 상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 필자가 육지로 유학(?) 가서 본, 산과 들에 핀 울긋불긋한 꽃들은, 지금도 참으로 ‘신기한 느낌’으로 남아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 관광객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찾고 있다. 왜 제 주를 찾을까? 놀기 위해서? 휴식을 하기 위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말 그렇다면, 육지에서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놀며 휴식할 수 있다. 아름다운 풍광을 보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풍광도 육지 곳곳에 있다. 그런데 제주에는 육지에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육지와는 너무나 다른 제주도 전통문화다. 제주도 소리는 더더욱 다르다. 혹시 무의식적일지라도 자기 주변과는 전혀 다른 풍광과 자기와는 매우 다른 삶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제주를 찾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제주를 찾는 독자 여러분, 제주를 가장 제주답게 느낄 수 있는, ‘제주의 소리’를 들어 보길 바란다. 그 소리들이야말로 제주 사람의 마음과 혼이 스며 있는 진국일 것이다. ‘씌어나라! 헛쉬!’ 한 가락에 여러분 모두의 막힘이 ‘펑’ 뚫리기를, 그리고 ‘자랑자랑 웡이자랑’ 한 가락에 제주 사람들의 마음과 하나가 되기를 빌어 본다.

애기구덕
소장: 국립민속박물관, 출처: e뮤지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