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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 내일의 세계유산 세계유산 잠정목록 시리즈 ② 한국의 서원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4-10-06 조회수 : 4036
내일의 세계유산 세계유산 잠정목록 시리즈 ② 한국의 서원


한국의 서원은 2011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록되었고 2015년 등재신청을 목표로 준비가 한창 진행 중이다.

잘 알려지듯 조선시대 서원은 1543년(중종 38) 경상도 순흥에 백운동서원(소수서원)이 건립된 이후 한국 지성문화의 요람으로 400여 년을 존속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교육기관이었다. 한국의 서원은 무엇보다 수려한 경관 속에 자리 잡아 천인합일의 성리철학을 체득하고 실현하는 작은 우주였다. 서원은 저명 성리학자를 추숭하고 제향 하는 기능과 함께 교육기관으로 고급 인재들이 수시로 출입하고 접촉, 교류했던 거점공간이자 상징적 기구였다. 서원은 지역의 교육과 학문발전, 지성사의 수준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문화유산이었다.

세계유산 등재 대상으로 선정된 서원은 경북 영주 소수서원(紹修書院, 1543년 창건, 안향, 사적 제55호), 경남 함양 남계서원(蘫溪書院, 1552년 창건, 정여창, 사적 제499호), 경북 경주 옥산서원(玉山書院, 1573년 창건, 이언적, 사적 제154호), 경북 안동 도산서원(陶山書院, 1574년 창건, 이황, 사적 제170호), 전남 장성 필암서원(筆巖書院, 1590년 창건, 김인후, 사적 제242호), 대구 달성 도동서원(道東書院, 1605년 창건, 김굉필, 사적 제488호), 경북 안동 병산서원(屛山書院, 1613년 창건, 류성룡, 사적 제260호), 충남 논산 둔암서원(遯巖書院, 1634년 창건, 김장생, 사적 제383호), 전북 정읍 무성서원(武城書院, 1696년 창건, 최치원, 사적 제166호) 등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9개 서원이다.

등재대상으로 이들 9개 서원이 선정된 이유는 우선 각 서원 한 곳만으로는 어느 곳도 세계유산 지정대상이 되기 어렵고, 40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원형성과 사적으로 지정되어 국가적인 체계적 관리와 보존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한국 서원의 지닌 다양한 특징들을 보여주는 대표적 서원들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이들 9개 서원이 지닌 고유한 특징들을 묶어서 종합적으로 지정을 신청하게 된 것이다.
유교문화의 전통과 원류가 가장 잘 남아 있는 한국의 서원은 ① 오랜 역사와 전통을 유지 존속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② 중국·일본과 대비되는 제향 기능의 전승, ③ 천인합일의 유교사상을 실현하는 소우주로서의 경관 특징, ④ 향촌 지성사 네트워크를 구축 등등 중국·일본의 서원과 구별되는 한국만의 독특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서원  


이러한 한국 서원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는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내용으로 이를 좀 더 정리하면

•동아시아의 성리학이 교류한 사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
• 성리학과 관련된 교육과 제향 활동이 현재까지 전승되는 아주 특출한 사례.
• 성리학이 반영되어 형성된 건축과 경관이 앙상블을 이룬 탁월한 사례.
• 조선시대 성리학에 기반을 둔 의례, 사상, 전통의 유형 무형유산 전승 사례
• 공간구성, 건물배치, 경관, 디자인, 전망 등의 원형성과 진정성 구비
등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국의 서원은 유형·무형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전승한 보고이다. 조선시대의 서원 은 지성사적 전통과 정신문화적 유서가 서려 있는 역사의 현장이자 사림들의 활동무대 였다. 서원은 도서출판·문화예술 등 각종 사회 교화 활동이 펼쳐졌던 곳이며, 향약과 향음주례가 행해진 곳, 의병의 격문과 정치 사회적 현안에 대한 사림들의 연명 상소가 작성된 곳, 다양하고 격렬한 학문 토론이 이루어졌던 곳, 서원의 현판과 기문들에서 보듯 당대 석학들의 교류와 활동 현장이기도 하였다. 서원에는 이러한 유교문화의 자료들이 다양한 형태로 남아 전한다. 즉 서원은 지방 문화와 교화의 중심 시설로서 이와 관계되는 많은 문집과 문헌을 남겼으며, 서적과 판본을 생산·유통·확산시키는 출판 및 도서관의 기능도 수행했다. 서원은 기록물을 소장하는 지식의 창고로 서원에는 고서, 고문서, 목판 등이 보존되고 있는데 이들자료는 당시의 서원 관리와 활동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 자료가 되며, 옛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옥산서원 전경  


이러한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한국 서원에 깃들어 있는 교육, 문화적 전통과 정신은 물론 지성적인 한국의 문화브랜드로써 세계문화상에 새로운 가치를 드날릴 것으로 기대하고 또 믿는다. 그리고 앞으로 세계유산 운영지침이 요구하는 ‘지속 가능한 활용’에 기반을 둔 한국 서원 문화의 계승 방안과 서원의 현대적 활용이 보다 활발하게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병산서원 전경/소수서원 제향/도산서원 강회  

 - 글˚이해준 (공주대학교 사학과 교수) -